240312 - 어느때보다 울컥한 말.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도 한 달이 되어가고, 이제 총선은 한 달도 남지 않았네요. 선거일을 기점으로 모든 하루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
보통 유세를 하며 SNS에 올리는 웃는 사진들, 좋은 일화들은 모두 사실이에요. 그리고 운이 좋게도, 또 맘 넓은 마포구민들과 시민들 덕분에 행복한 선거운동을 하는 날이 훨씬 많아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욕을 하시는 분도 있고요. 눈 앞에서 명함을 던지시는 분을 만난 적도 있어요. 아주 난감할 때는, ‘민주당 한테 잘해라’ ‘왜 이재명과 싸우냐’며 말을 거시는 분들을 만날 때고요.
그런데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큰 감정의 동요는 없어요. 물론 마음은 조금 힘들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게 현실인 것을요. 모르고 시작한 일도 아니구요.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네요.
한참을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명함을 드리고 있는데, 중년 남성분이 가만히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게 나랍니까?”
곧바로 “잘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너무 울컥해서 한동안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시민들께 명함만 드렸어요. 저에게 털어 놓을 수밖에 없었던 그 한 문장이 제게 참 크게 다가왔거든요.
이게 ‘나라’냐는 질문에, 이게 ‘정치’냐, ‘진보’냐, ‘시민사회’냐… 그 무엇을 넣어도 어색하지 않은 요즘. 제게 유난히 따갑게 다가온 한마디가 큰 숙제를 남깁니다.
2024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