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3 더 많은 존재들이 공존할 수 있는 동네
설 연휴 잘 보냈나요?
나는 일요일은 푹 쉬고, 다른 날에는 지하철역에서, 동네에서, 공원과 숲길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인사 나눴어요. 조금 고단하긴 했어요. 하지만 마포 주민들은 참 특별해요. 늘 반가운 얼굴로 함께 인사 나눠주거든요. 연휴동안 날이 좀 풀려서 그런지, 어린이 시민들과 반려동물들도 많이 만났어요. 한 강아지는 인사 나누는데, 나에게 다가와서 폭 안기더라구요. 강아지가 초록색을 좋아한데요. 신기하죠.
이제 반려동물과 가족을 이루어 사는 반려인 1500만 시대가 코앞이라고 하지요. 특히 마포구는 반려동물과 살기좋은 동네 최고 순위로 늘 꼽혀요. 그 이유중 하나는 동물 출입이 가능한 카페, 식당 등이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은 편이지요. 그렇기에 반려인과 반려동물들이 함께 산책을 즐길수도, 공간들을 누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여전히 문턱없는 장소들은 적어요. 유아차와 휠체어 이용자, 어린이들과 장애가 있는 시민들이 머무는 곳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는 충분하다고 보긴 어려워요. 최근 SNS 또는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된 것처럼, ‘노키즈존’ ‘노펫존’ 더하여 ’노시니어존‘에 ’노20대존‘까지 특정 세대나 연령인 사람들을 막아서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이토록 가깝고 쉬워진 일상속의 차별은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온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다름을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여야 나의 다름과 어려움도 돌봄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장소별로 조용하고, 안전을 더 요하는 곳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인해 출입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만이 좋은 대안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9월에 네덜란드와 독일을 방문했어요. 가서 바쁜 일정 중에 자유시간을 얻어 몇몇 미술관과, 유대인 박물관들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제 눈에 들어온 그림보다 그림같은 장면 중 하나는 어린이들이 오골오골 모여 그림앞에 앉아 벽에 걸린 그림을 따라 그리고, 다른 관람객들은 이들 뒤에서 그림을 즐기고 있었어요. 유대인 박물관 역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수업을 하고 있었구요.
공간을 공유하며 공존하는 방식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해에는 노00존 보다, 공존의 방식을 더 고민하는 사회를 꿈꿉니다. 누구나 어디든 갈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