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만 볼 수 있는 몇가지 장관이 있어요. 그 중 하나는 흑두루미에요. 1990년 처음 80마리가 찾아왔다가, 지금은 약 8천여마리가 순천에 와요. 북쪽으로 가기 전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순천만에 오지요. 특히 올해는 역대급으로 많은 흑두루미가 온 것이라고 하네요.
흑두루미를 환영하는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어요. 철새가 머무는 공간의 땅을 정말 귀중하게 관리했더라고요. 순천 농민들과 주민들의 땀을 흑두루미도 아는 것이지요.
그런데 철새들의 무리 비행을 보고 있으면 놀랍지 않나요. 그들은 서로 과속하거나 앞지르지 않고, 질서를 만들어 이동해요. 게다가 V자 비행은 사실 에너지를 가장 덜 소모하는 방법이라는 네이처의 발표가 있어요. 앞에 가는 새의 날갯짓의 박자를 맞추어 날갯짓 회수를 줄이고, 기류의 영향을 덜받는 방법이래요. 한층 더 대단해 보이지 않나요.
우리는 종종 ‘철새’라는 표현을 잠시 왔다가 가고마는, 이득만 좇아 이곳저곳 쏘다니는 정치를 비판할 때 종종 수식어로 쓰곤 하지요. 그런데 사실 철새들의 ‘정치’는 굉장히 질서정연하고 영리해요 (심지어 과학적이기 까지!). 또한 철새들은 한 무리를 잘 지휘하고 지키며 살아남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요.
그동안 한국에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 <독일 사회, 우리의 대안>을 비롯하여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리를 주었는가> 등의 저서를 통해 선거제도, 정치개혁의 과제와 비전을 꾸준히 알려온 분이십니다. 팬심이 깊었는데, 오늘 편안한 자리에서 대화 나눌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조만간 책소개를 제대로 한 번 더 해야겠습니다.
한국의 녹색당에 대한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어요. 거대양당의 승자독식 구조를 필연적으로 만드는 현재의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잘 짚어주셨습니다. 꼭 당원교육으로 모시고 싶었어요. 선거사무소 방문,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